사순절: 단순하게 살아보기
지난 주일 예배 후 교인들이 함께 볼링을 하고 나서 페북에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종교개혁가였던 마틴 루터였습니다. 혹시 볼링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틴 루터라는 사실을 아는 분이 있나요? 그가 한동안 도피생활을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려고 마귀를 상징하는 핀을 세워놓고 볼을 굴렸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복음적인 운동 경기가 볼링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10개의 핀을 다 쓰러뜨리는 것을 스트라이크라고 하는데 스트라이크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맨 앞의 1번 핀을 넘어뜨려야 합니다. 1번을 치지 않고는 스트라이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번 핀을 킹king핀이라고도 부릅니다. 초보들은 10개의 핀을 쳐다보면서 볼을 굴리겠지만 저와 같은 고수(?)는 오로지 킹핀 하나만을 보면서 볼을 굴립니다. 10개를 넘어뜨려야 하지만, 사실은 한점을 정확히 맞추는 싸움이 볼링인 셈입니다.
살다보면, 교묘한 수를 쓰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많은 계략을 가지고 살려고 하는 사람을 천수의 사람, 혹은 만수의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수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수만 쓰는 사람, 즉 단수의 사람이 되는 겁니다.
솔로몬 왕은 처음에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고 순수함으로 기도를 드리던 단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그러나 말년에 많은 외교의 수, 군사의 수를 쓰면서 그는 결국 넘어지게 됩니다. 수가 많아지니 오히려 약해지게 된 겁니다. 반면에 그의 아버지 다윗 왕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던 단수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누구를 기뻐하셨나요?
세상 사람들은 미니멀리즘에 대한 관심을 시대의 유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진정한 단순함의 비밀은 사순절을 지나면서 하나님의 은혜만에 집중하는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연초에 세운 신앙의 계획들이 잘 진행되어가고 있나요? 마음이 흔들리고 삶이 복잡해져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단순함에 생명을 거는 시즌으로 삼아보세요. 단순함이 여러분 삶의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줄 겁니다.
“나는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서 내게 주신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사명을 다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내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행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