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 것이 있는 행복한 인생
지난 주간 코스타리카에서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중남미교회들은 받는 것에만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도 느꼈지만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조금 예외였습니다. 선교하는 일에 함께 하면서 자신이 받은 축복을 함께 나눠주려는 열심이 느껴졌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도 15명의 목회자들이 모여서 코스타리카 인근 나라 니카라구아나 파나마까지 가서 전도하려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모습에 은혜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가진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때 단순히 도움받는 사람만 행복한 게 아니라 나눌 것이 있는 사람들 역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분명합니다. 코스타리카에서 돌아오니까 주중에 교회 성도들이 부엌정리를 한다고 함께 모여서 참 많이 수고하셨더라구요. 얼마나 감사한 지... 부엌이 정말 깨끗해 졌습니다.^^
일개미는 두 개의 ‘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를 위한 위이고 다른 하나는 꿀을 모으기 위한 위입니다. 이 위를 ‘사회위’라고 하는데 꽃에서 모은 꿀을 사회위에 저장했다가 입으로 다시 꺼내어 애벌레나 다른 일개미의 입에 넣어준다고 합니다. 이 ‘위’를 통해 다른 개미들에게 영양을 나눠줄 수 있고 그래서 개미 사회는 위기를 만나도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작은 몸에 위가 둘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이 위 중 하나는 나눔을 위해 쓴다니 하나님의 창조원리가 참 신비하고도 재미있습니다.
솔로몬은 그의 잠언에서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우라’(잠6:6) 교훈하고 있지만 그 부지런함이 이렇게 나눔을 위한 것임을 과학적으로 찾아낸 인간들 조차도 정작 그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미의 부지런함에만 집중해서 자신의 부를 모으려고만 하지, 정작 그들이 가진 또 다른 위를 가지려고 시도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오히려 위가 두 개나 세 개가 있더라도 그 위를 모두 나만을 위해 쓰려고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 아닐까요? 적당히 먹으면서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는 위를 하나쯤 더 갖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더 행복해 질 겁니다.
바쁜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부르셔서 제자의 삶을 살라고 명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반응하는 나눔의 실천은 사랑이 메말라 가는 세상에 주님의 시원한 생수로 갈한 목을 시원케 하기도 하고 긴급한 생명을 살리기도 합니다. 믿는 성도들에게 생명 사랑의 본을 보이신 주님이 오늘도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말씀하시며 나누는 곳마다 오병이어의 역사를 이어가십니다.
우리의 작은 나눔이 주님께 드리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고 또한 그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교우들이 있어서 오늘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함께 있어 줘서 참 감사합니다!